노령견 돌봄.

 

개를 이해하기 

 

개는 늑대가 아니다. - 개들의 조직 이해하기 

 

이 글은 노령견의 훈련에 대해서는  “유기견이나 성견을 입양하는 방법”, 이나 “성견을 입양후 훈련하는 방법”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이글은 노령견의 훈련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습니다. 만약 이제 처음 성견을 입양하셨다면, 이 두가지 글을 먼저 읽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하지만, 노령견의 문제는 질병의 문제만큼이나 노령견의 심리의 문제가 항상 따라다닙니다. 특히 국내에는 개의 심리에 대한 좋은 책이 있지만, 그 정보가 일반인에게까지 알려지지 않았고, 오히려 틀린 정보가 인터넷에 널리 퍼져 있습니다.

 

현재 외국에서 개의 본성에 대해서 가장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사람의 한 명이 템플 그랜딘입니다. 그녀의 글을 읽으면 정말로 아름답고, 논리적이고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습니다. 개에 대한 내용은 그녀의 책 “동물은 우리를 사람답게 만든다(animal make us human)”를 한 번 읽어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녀는 동물행동학자으로도 유명하지만, 자폐증을 가지고 있으면서 자폐증 환자 중에서 처음으로 자서전을 써서 유명하신 분입니다. 그녀는 사고를 할 때 주로 그림으로 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능력은 동물이 환경을 이해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동물의 이해에 있어서 천부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개는 지극히 사회적인 동물이며, 이 세상의 그 어떠한 동물 보다 사람의 행동 하나하나에 대하여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개들은 우리가 쳐다보거나 손가락으로 가리키기만 해도 그곳으로 가서 숨겨진 먹이감 혹은 장난감을 찾아서 우리에게 가져다 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능력을 가진 동물은 오직 개뿐이며 똑똑한 침팬지도 이러한 능력은 없습니다. 개는 사람에 맞춰서 진화가 된 것이고, 그 만큼 사람과 개는 매우 친밀한 존재입니다.

 

개들은 유전적으로는 회색 늑대와 거의 같고, 같은 종으로 분류되지만, 진화과정에서 개는 몇 가지 유전자가 변화했습니다. 개들은 오래전에 사람이 살던 주변에서 사람이 먹다 버리고 남은 음식들은 처리하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탄수화물을 더 많이 먹었기 때문에, 개들은 늑대보다는 탄수화물의 섭취에 더 효율적으로 유전자가 진화되었고, 사람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행동과 관련된 유전자들이 변화했습니다. 그 결과 개들은 늑대와는 생긴 것은 비슷하지만, 실제로는 더 탄수화물을 잘 소화시키고, 충성심이 매우 강하게 되었습니다.

 

거의 모든 개들이 “앉아”, “손”이라는 명령어를 금방 배울 수가 있으며, 주인의 행동에 민감한 일부 개는 심부름도 능숙하게 할 수 있는 수준까지도 도달할 수 있습니다. TV 동물농장(SBS TV동물농장 667회 2014-06-01)에서 처음 알려진 천재견 “호야”의 능력은 가히 어린아이만큼 똑똑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개들을 훈련시킬 때 반드시 간식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주인이 기뻐하면 개들은 스스로 주인이 좋아하는 것들을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렇게 개와 사람은 서로를 훈련시킵니다. 더 정확하게는 서로에게 적응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개들을 훈련시키기 위한 많은 이론이나 주장을 살펴보면 수의사들의 홈페이지에서조차도 잘못된 정보가 너무나 많이 범람하여 오히려 개들을 필요이상으로 불행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개들은 서열을 중요시하고, 대장견이 필요하며, 개들의 무리에서 대장이 되기 위해서 서열싸움을 하고 대장이 없으면 오히려 불안해한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생각의 근거는 개가 늑대의 후손 이고, 흔히 집단생활을 하는 늑대와 개들의 무리를 대장이 이끌고 다니는 것과 포획해서 기르는 늑대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보고 연구된 결과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은 한 동안 받아들여졌지만, 데이비드 미치(David Mech)라는 유명한 학자가 11년간 캐나다 북부 지역에서 늑대를 관찰한 결과를 논문으로 발표하면서 완전히 깨져버렸습니다.

 

이 연구가 중요한 이유는, 우리가 동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동물들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감정과 그 감정중의 어떠한 부분이 어떻게 표현되는가를 알면, 동물을 더 쉽게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말을 몰 때 채찍으로 엉덩이를 때립니다. 왜 그렇게 할까요? 그것은 말들이 포식자를 피하는 방법이 “빠르게 도망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엉덩이를 때림으로써 포식자가 매우 가깝게 왔다는 느낌을 가지게 하고, 그런 느낌을 가지면, 말은 분노 감정을 이용해서 탈출을 하려고 더 빨리 달리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동물이 어떠한 환경에서 살고 있고 어떠한 감정을 이용해서 생존해나가는지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앞서 말한 논문은 개들의 문제점을 바라보는 시각을 완전히 바꾸어 버린 대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데이비드 미치의 의견에 따르면 초기에 연구자들은 겨울철이 다가오면서 늑대들이 모여서 집단을 이루기 때문에 서로 다른 혈연집단에서 늑대들이 모이고 이 늑대들이 그룹을 이룬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당시에도 이것이 가족단위일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은 있었으나, 불행히도 무시되었습니다. 그래서 늑대의 습성을 연구하기 위해서 각 지역의 늑대를 한 곳에 모아서 늑대의 습성을 연구하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늑대는 자연의 늑대와는 달리 서열싸움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논문에 따르면, 일반적인 야생에서 실제 늑대를 조사한 바에 의하면 늑대는 무조건 여러 마리의 관련도 없는 늑대가 모여서 무리를 이루어서 살지도 않으며, 자신의 주도권을 지키기 위해서 대장 늑대가 다른 늑대와 싸우지도 않습니다. 이러한 것은 늑대가 아니라 차라리 호랑이나 사자의 습성입니다. 이것은 간단한 이유 때문인데, 대부분의 늑대 집단은, 엄마, 아빠, 그리고 새끼들로 구성되어 있고 종종 엄마 아빠의 형제 자매들로 구성되어 있기도 합니다. 대개 이들은 수컷이 한 암컷과만 번식하는데, 그것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부모 자식 간에는 번식을 하지 않기 때문일 뿐입니다. 그리고 부모는 항상 나이가 들어도 부모이듯이 늑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식 늑대가 아무리 커도 부모와 서열이 바뀌지 않습니다. 늑대가 항상 대장이 먼저 먹고 나머지 늑대가 나중에 먹는다고 하는 것도 사실은 맞지 않습니다. 사냥감이 작다면 당연히 사냥한 늑대가 먼저 먹지만 사냥감이 충분히 크다면 같이 먹고 암컷과 수컷이 같이 사냥했다면 서로 양쪽 끝에서 먹는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자기가 사냥한 것을 나눠줄 때도, 가능하면 적절하게 나눠주며 가장 어리다고 해도 먹을 양이 있으며, 오히려 먹을 것이 부족하면, 1년 먼저 태어난 늑대의 먹이를 줄인다고 합니다.

 

밖에서 많은 사람을 거느린 회사의 사장일지라도 집에서는 부모의 자식이듯이 늑대도 마찬가지입니다. 비록 서열이 존재한다고 해도 그것은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이지, 싸움을 통해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시이튼 동물기로 유명한 늑대왕 로보의 무리도 소수 정예의 멤버를 모은 것이 아니라, 그냥 한 가족이었을 것입니다. 늑대들 사이에는 암컷과 수컷의 지위가 거의 평등하며, 특히 암컷이 새끼를 키우는 시기에는 수컷은 헌신적이 됩니다. 종종 서로 뺏어먹기는 하지만, 무조건 나름대로 철저히 방어를 합니다. 새끼들은 1년~2년이 지나면 대개 분가하며, 늦어도 3년이 되면 분가합니다. 하지만 최근에 미국 엘로우 스톤 국립공원내의 늑대 개체가 많아지면서 암컷은 분가를 못하는 경우가 생기기는 하지만, 이러한 것은 거의 예외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현재의 가정견들은 자연적인 조건에서 살지 않기 때문에, 개들에게서 서열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사실일 수도 있지만, 이것은 늑대로부터 물려받은 자연스러운 본능도 아니고 대개는 원하지 않게 서로 혈연관계도 없는 상태로 집단생활을 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그러나, 개들이 서열을 위해서 극렬하게 다투는 종이 아닙니다. 개들에게 대장이 필요할까요? 아마 부모가 없다면 대장이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많은 개들의 훈련사들은 개를 훈련시키는데 있어서 가장 필요한 것은 훈련자를 무리의 대장으로 여기게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늑대의 정상적인 무리에는 대장이 아니라 부모가 있는데, 개들에게는 부모대신 대장이 필요할 이유는 없습니다. 상황에 따라서 다르지만, 집에서 키우는 개들에게는 대장이 아니라 부모가 더욱 필요한 것입니다. 부모의 역할이나, 대장의 역할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개를 자유롭게 놔둔다면 어린아이가 집안을 엉망으로 만들 듯이 개도 마찬가지가 될 수 있습니다. 부모의 역할을 한다고 해도 개를 예의 바르게 키워야 하고 사회적인 동물로 성장시켜야 합니다. 좋은 부모들은 아이들을 예의 바르게 키운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개를 훈련 하는 사람들이 개는 대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쩌면 그들이 항상 여러 마리의 새로운 개들은 훈련해야 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들의 훈련방법은 나름 좋은 결과를 내놓을 수 있기 때문에 무시할 것은 아닙니다. 사실 훈련사 중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의 한 명인 시저 밀란(Cesar Millan)은 혈연관계가 없는 개들이 서로 모여 있을 때 주인이 대장 노릇을 하지 않을 경우, 대장 자리를 치열하게 다투는 것을 보고 자랐다고 합니다. 그런데 다른 집단의 개들을 이러한 서열다툼을 하지 않았고, 그는 이것이 사람이 대장 역할을 할 때는 나머지 개들 간에 대장자리를 놓고 서열다툼을 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사람이 대장 노릇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파하고 있습니다. 시저 밀란이 처한 입장에서는 그것이 맞을 것입니다. 어린아이가 학교에 가면 선생님이 선생님의 역할을 해야지 부모의 역할을 해서는 통제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집안에서 한 두 마리의 대를 키울 경우에는 부모의 역할을 하는 것이 개들의 심리와 더 적합하다고 생각됩니다.